청명한 날 봄비가 부슬부슬 내리는데
길가는 행인 너무 힘들어
목동을 붙잡고 술집이 어디냐고 물어보았더니
손들어 멀리 살구꽃 핀 마을을 가리키네
/두목의 시/
"무얼 생각하나? 저 북쪽 바닷가. 푸른 연자매와 무늬 벽돌 우물
을 둘러싸고 우물앞엔 배나무, 그 앞엔 살구나무. 배나무는 예전
에 연희가 심은 거고 살구는 작년에 내가 심었지. 배나무는 열매
맺고 살구는 꽃 피어서 그 열매 그 꽃이 입술과 뺨 비추었지.
배나무는 옆에 서면 내 이마에 닿았고 살구나문 옆에 서면 연희
어께 나란했지. 인간세상 생이별이 이와 같은데 나무는 무심하고
슬픔은 끝이 없네."
/김려의 시/
<나무열전 '살구나무' 편에서 발췌>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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by mari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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청명한 날 봄비가 부슬부슬 내리는데
길가는 행인 너무 힘들어
목동을 붙잡고 술집이 어디냐고 물어보았더니
손들어 멀리 살구꽃 핀 마을을 가리키네
/두목의 시/
"무얼 생각하나? 저 북쪽 바닷가. 푸른 연자매와 무늬 벽돌 우물
을 둘러싸고 우물앞엔 배나무, 그 앞엔 살구나무. 배나무는 예전
에 연희가 심은 거고 살구는 작년에 내가 심었지. 배나무는 열매
맺고 살구는 꽃 피어서 그 열매 그 꽃이 입술과 뺨 비추었지.
배나무는 옆에 서면 내 이마에 닿았고 살구나문 옆에 서면 연희
어께 나란했지. 인간세상 생이별이 이와 같은데 나무는 무심하고
슬픔은 끝이 없네."
/김려의 시/
<나무열전 '살구나무' 편에서 발췌>